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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소설

[초단편소설] 무능력

by 행복한 용용이 2020.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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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각이다.'

어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늦잠을 자버렸다.

후다닥 준비하여 집앞 버스정류장으로 뛰었다.
정류장에서 친구 기명이가 손을 흔든다.

"우리 지각인듯"
기명이는 해맑게 웃으며 내 어깨를 쳤다.

"너 내일 그날이지? 파뤼파뤼 각?"

나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은 내 생일이자,
만 18세 성인이 되는 날이기도하다.

성인이 되는 00시에
모든 사람에게 초능력이 생긴다.

흔히 말하는 순간이동이나 염력 같은
대단한 초능력도 있지만
거의 하찮은 능력이 발현된다.

내 옆에서 웃고있는 기명이의 초능력은
[무취] 이다.
몸에서 땀냄새든 정수리냄새든
모든 냄새가 안난다.
그래서 그런지 잘 안씻는다.

"야 우리 뛰어야 할듯.."
먼저 뛰어가면서 말하는 배신자놈..

덕분에 완벽하게 지각하여
벌로 점심시간 교내청소를 해야한다.

옆에서 약올리는 기명이를 보자니
오늘 초능력으로 [괴력] 이 생겼으면 한다.

"야 내일 생일인데 오늘 파티 할꺼야?"
반 친구 지헌이가 기명이를 말리며 물어본다.

00시에 초능력이 발현되다보니
밤새 놀면서 축하해주는 전통이 있다.

"넌 능력 뭐 였음 좋겠어?"
지헌이가 물어본다.

지헌이의 능력은 [양발잡이] 이다.
중학교때부터 취미로 축구하다가
능력이 발현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하였다.
이미 특채로 갈 대학교도 정해졌다고 하니
정말 부럽다.

나도 좋은 능력이 발현되어
걱정없이 살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그럼 11시까지 집으로 감요!
지헌 너도 올꺼지?"
기명이가 어깨를 치며 지헌이한테 물어본다.

"응 당연히, 치킨 사갈까?"
지헌이가 나를 쳐다보면 묻는다.

"자리에 앉아라 수업종 울렸다"
선생님께서 문을열고 들어오시며 말했다.

나는 지헌이에게 대답하려 손을 들었지만,
지헌이는 나에게 엄지척을 하며 자리로 갔다.

수업이 시작되었고,
선생님의 말과 선풍기 소리
노트의 필기소리와 친구들의 숨소리가
뒤섞여 귓가에 아른거린다.

이때 코를 찌르듯 물비릿내가 난다.
아침에 당번이 한 물걸레질에서 나는 냄새다.
'걸레를 잘 빨았어야지..ㅉ'

"27번, 27번!"
선생님의 올라간 데시벨 소리가
귓속에 때려 박힌다.

모두가 날바라본다.
"27번 나와서 문제 풀어봐"
선생님과 눈이 마주친다.

'아.. 수학 젬병인데..'

앞으로 나가 검은바닥에 흰색 숫자들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수학 잘해지는 능력이 발현됐으면..'

날쳐다보던 선생님이 혀를 차며 들어가라 한다.

기뻐하며 자리에가 앉으니
책상 위에 검은 좁쌀같은게 기어다녔다.

'개미네, 어떻게 올라왔지?'

바쁘게 움직이는 개미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개미는 무슨 능력을 갖고싶을까?'
'개미는 [괴력] 은 필요없겠지?'
'혹시 말로 [대화] 하고싶은 개미도 있으려나?'
'개미 먹으면 시다는데'
'아, 신거 생각하니 침고인다.'

그렇게
개미가 책상이라는 지평선을 사라질때까지
수만가지 생각을 하며 쳐다보았다.

"딩동댕동~ 딩동댕동~"

어느덧 점심시간

하지만
오늘 점심시간은 썩 반갑지만은 않다.

'청소해야되는데.. 밥 빨리먹고 좀 쉬어야지'
오늘따라 [양손잡이] 능력 있는 얘들이 부럽다.
양손으로 젓가락질하면 밥 빨리먹을텐데..

"밥먹고 축구하자"
지헌이가 말한다.

"얘 안돼, 지각해서 청소해야돼 ㅋ"
기명이가 약올리듯 말한다.

가뿐히 무시하며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학교 뒷편으로 갔다.

뭐라도 쓰레기봉투에 담아가야할텐데
오늘따라 학교가 깨끗하다.
'쓰레기 찾는 능력은 없나?'
'아니면 쓰레기를 만드는 능력이나..'

그렇게 생각하며 걷다

앞에 한 여학생을 발견했다.
쓰레기 봉투와 집게가 옆에 있는거 보니
지각생이 분명하다.

뭔가 동질감을 느껴서 인지
여학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엇..!'

여학생이 손은 기도하듯이 모았다가 떼니
손바닥 사이에서 무엇인가가 만들졌다.

전 세계에 몇 안되는 [창조] 계열 능력 인거 같다.

신기하기도 해서인지 부러워서인지
나도 모르게 여학생 에게 다가갔다.

"뭐야.. 넌!"
여학생이 당황하듯 말했다.

나도 당황하여 엉겁결에 손가락으로
여학생이 만든 무엇인가를 가르켰다.

손가락 끝에는 여학생이 만든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이 놓여있었다.

'응? 쓰레기..?'

여학생은 당황하듯 얼굴이 빨개지며
쓰레기를 봉투에 넣고 도망갔다.

'와.. 쓰레기를 만드는 능력도 있구나'

순간이지만 지금순간에는
부럽다고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 만드는 능력이면 취업할 수 있을까?'
'그래도 [창조] 계열이니 바로 취업 하려나?'

청소를 끝내고 반에 들어와 앉으니
나른하여 눈이 감긴다.

선생님의 교육이 수면제가 되어
나에게 날아온다.

난 거부하지않고 그 수면제에 취해본다.

눈을 뜨니
선생님이 나가고 얘들도 나간다.

기명이가 다가와 말한다.
"그만자고 집에가"

'아..!'

집으로 가는길이 버스안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무슨 능력들을 가졌을지
새삼 오늘따라 궁금했다.

나는 무슨능력을 갖게 될까?
무능력만 아니면 좋겠다.

무능력은 능력이 발현은 되었지만
너무 미미해서 또는 원래 타고난 것이라
능력이 발현되었는지도 모르는 것을 말한다.

'제발 무능력만 아니였으면..'

"똑똑똑"

어느새 밤 11시
친구들이 도착했다.

친구들이 사온 치킨과 과자를 먹으며
시간가는줄 몰라 할때쯤

"야 59분이다"
기명이가 말했다.

"왜 내가 다 떨리지..?"
지헌이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시계 초침만 바라 보았다.

'57초..58초..'

속으로 숫자를 세다 눈을 감았다.

"굿.모.닝 빠바바빠밤~"
기명이가 예약한 알람이 폰 스피커에서
흘러 나왔다.

나는 조용히 눈을 떴다.
앞에는 기대감 및 궁금증에
가득찬 얼굴을 하고있는
친구들이 보였다.

"뭐 느껴지는거 없어?"
지헌이가 걱정하듯 물었다.

나는 말없이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지만 달라진건 없었다.

"막 염력 같은거 아니야?"
기명이가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말없이 숟가락을 향해
손가락 끝에 힘을 주었다.

얼굴이 빨개질때쯤
빨개지다못해
눈에서 눈물이 고일때쯤

기명이가 말했다.
"뭐야 무능력인가본데"

옆에서 지헌이가 기명이 눈치를 준다.

"괜찮아 뭐 어때, 지금까지도 별일 없이 잘 살았자나"
지헌이가 내어깨를 잡으며 말한다.

나는 아까 힘주다 난 눈물때문인지
아니면 친구들에게 미안해서인지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눈치를 보던 지헌이가 기명이를 데리고
나가면서 말했다.
"힘내고 무슨일 있음 연락해, 내일 보자"

나는 눈물을 훔치며 천천히 말했다.
"고..마..워.."

기명이가 놀라며 말했다.
"너.. 방금 말 한거야..?"




이렇게 나의 18번째 생일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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